쳇 베이커의 음악에는 청춘의 냄새가 난다.
재즈의 역사에 이름을 남긴 뮤지션은 수없이 많지만, ’청춘’의 숨결을 이토록 선명하게 느끼게 하는 연주자가 달리 있을까?
베이커가 연주하는 음악에는 이 사람의 음색과 연주가 아니고는 전달할 수 없는 가슴의 상처가 있고 내면의 풍경이 있다. 그는 이를 아주 자연스럽게 공기처럼 빨아들이고 다시 밖으로 내뿜는다.
거기에는 인공적으로 조작된 것이 거의 없다. 굳이 조작할 필요도 없이 그 자신이 ‘뭔가 매우 특별한 무엇’이었기 때문이다.그러나 그가 그 특별함을 유지할수 있었던 기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광휘는 한여름의 아름다운 저녁노을처럼, 소리없이 어둠에 삼켜져 버리고 말았다.그리고 마약 남용에 따르는 피할수 없는 추락이 변제기간을 넘겨버린 빚처럼 그를 덮친다.
베이커는 제임스 딘을 닮았다. 얼굴 생김도 비슷하지만, 그 존재의 카리스마적인 면모나 파멸성도 아주 유사하다.그들은 시대의 편린을 담식하면서 얻은 자양분을 온 세계를 향하여 기분좋게, 거의 하나도 남기 않고 되뿌렸다. 그러나 제임딘과 달리 베이커는 그 시대를 살아남았다. 그것이 쳇 베이커의 비극이다. 좀 심한 표현인지도 모르겠지만….
-무라카미 하루키, 재즈에세이 중에서-
결국 끝까지 살아 남았기에 비극적인(제임스 딘의 비극과는 다른) 모습을 재즈팬에게 보여 줄 수 밖에 없었을 듯. 이 사진 속의 빈 자리들은 쳇 베이커의 음악에서 느껴지는 여운과, 숨소리가 만들어내는 또 한줄기의...